드디어 집단주의에 대해 본격적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됐네요. 원래는 개인주의 관련 글을 2편까지 쓸 계획이었는데 예상보다 더 길어서 결국 3편까지 쓰게 됐습니다. 그래도 집단주의는 그보다 더 짧을 예정입니다. 아마 4편과 5편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집단주의(collectivism)의 간단한 의미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집단주의: 개인보다는 집단을 우선시하는 사고방식, 도덕적 입장, 사회적 시각 등
(참고: Oxford Languages)
집단주의는 개인을 집단(국가, 종교, 인종 등) 보다 더 중요시 여기는 개인주의와 정반대입니다. 그리고 아래의 지도를 보시면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붉은색 계열은 개인주의를, 초록색 계열은 집단주의를 나타내는데, 북미와 호주 그리고 유럽 몇몇 국가들 빼고는 대부분이 집단주의적입니다.
집단주의 문화권에 있는 집단주의자들의 일반적인 특성들:
1. 상호의존적인 자기관 (Interdependent self)을 지니고 있습니다. 무슨 뜻이냐면, 자신의 정체성을 자신이 속한 집단과 밀접하게 연결하는 것입니다 (나는 XXX 집단의 일부). 여기서 집단은 가족일 수도 있고 종교, 아니면 국가일 수도 있습니다. 집단주의자는 자기소개를 할 때 '나 자신(개인적 특성)' 보다는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가족, 학교, 국가, 지역 등)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제 이름은 홍길동입니다. 저는 18살이고, 두 명의 형제가 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저보다 나이가 많은 대학생이고,
다른 한 명은 중2 동생입니다. 저는 강남에 위치한 XX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매우 좋아하는데, 항상 제 형제들과 같이 합니다.
제 친구들은 저의 실력이 형편없다고 늘 말하곤 합니다...."
2. 자신이 속한 집단의 규범(norm), 의무, 그리고 표준을 중심적으로 고려하여 의사결정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중동 국가의 무슬림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데, 그 이유는 이슬람 율법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 행위를 금지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집단주의자들은 개인주의자들보다 더 쉽게 집단에 순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3.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더 좁고 깊게 맺는 경향이 있습니다. 집단주의자들은 개인주의자들보다 새로운 사람 또는 집단과 관계를 맺기 어려워합니다. 하지만 관계가 맺어지면 개인주의자들의 관계보다 깊이, 그리고 더 오래 지속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는데, 집단주의자들은 타인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불합리해도 바로 포기하기 어려워합니다.
4.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남'은 낯선 사람이 아닌 자신과 가까운 사이의 사람을 뜻합니다. 집단주의자들은 자신의 그룹에 속한 다른 멤버의 개인사를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그 멤버의 일은 '우리'의 일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한국의 오지랖 문화가 있습니다.
5. 겸손함을 추구하며 개인주의자들에 비해서 비교적 현실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평가합니다.
6. 집단 내의 화합(harmony)을 중요시 여깁니다. 집단주의자들은 집단 내에서 갈등을 빚는 일을 지양합니다. 그래서 집단의 목표와 상충하는 목표를 갖고 있는 개인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아무래도 그런 사람들은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높으니까요(집단주의자 입장에서 부정적). 집단주의자들은 집단을 '나'의 속성에 맞추기 위해 바꾸려고 하지 않고 대신 '나'를 집단의 속성에 맞추려 합니다. 또한, 튀거나 집단 구성원 대다수와는 '다른' 사람을 쉽게 인정하지 않습니다.
7. 의사소통을 할 때 과장된 표현을 덜 씁니다.
8. 자신의 그룹에 속한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다릅니다. 그에 비해 개인주의자들은 자기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그들을 대하는 태도가 비교적 일관적입니다.
9. 자신의 체면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체면도 세우려고 노력합니다. 아무래도 집단의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개인주의자들은 자신의 체면을 세우는데 집중을 하지 집단의 체면을 세우는 데 크게 신경 쓰는 편은 아닙니다.
10. 이타적(selfless)으로 행동할 것을 강조합니다. 집단 내의 화합을 유지하려면 아무래도 이타적 행동을 강조해야겠죠? 여러분은 살면서 "야, 왜 너만 생각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다음 편에는 수직적 집단주의와 수평적 집단주의를 비교할 예정입니다. 이 글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다른 글도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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