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슈뢰딩거의 창입니다. 오늘은 미러링에 대해 알아볼 건데요, 이건 FBI가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미러링이라고? 너 설마......
아마 제가 미러링이라는 단어를 써서 의심을 품고 계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미러링은 흔히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그 미러링이 전혀 아닙니다. FBI가 협상에서 사용하는 미러링이란,
상대방의 말에서 가장 중요한 1~3개의 단어, 또는 마지막 3개의 단어를 반복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단어 말고 구절도 상관없음)
(For the FBI, "mirroring" is when you repeat the last three words or the critical one to three words of what someone has just said.)
* 제 번역이 좀 엉성하기 때문에 원문도 썼습니다. (출처: Never split the difference)
미러링의 뜻만 봐서는 무슨 말인지 잘 모르시겠죠?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예시를 들겠습니다.
1) 전우치는 서비스 회사 CEO인 홍길동에게 돈을 받는 대가로 자신의 서비스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계약을 맺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계약 조건으로 생각보다 많은 돈을 지불해야 했기 때문에 홍길동은 망설이고 있습니다.
홍길동: "음..... 저는 이 계약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큰돈을 지불할 여건이 없거든요."
전우치: "돈을 지불할 여건이 없으시다고요?"
홍길동: "그렇습니다. 작년에 저희 회사가 재정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아직 이 타격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어요."
전우치: "재정 적자요?"
홍길동: "네. 저희 회사의 서비스가 우리가 주 타겟으로 삼은 고객들을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수익이 확 떨어졌습니다."
보시다시피 전우치는 홍길동이 말을 끝낼 때마다 중요한 구절 ("돈을 지불할 여건이 없다고요?") 또는 두 개의 단어("재정 적자?")를 반복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미러링입니다.
FBI 출신 협상 전문가인 크리스 보스(Chris Voss)에 따르면, 성공적인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얻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특히나 상대방의 동기 따위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죠. 하지만 만약 상대방이 방어적이고 마음을 잘 열지 않는다면 중요한 정보를 캐내기 어렵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술이 바로 미러링입니다. 그렇다면 미러링이 어떤 효과를 내길래 FBI가 사용하는 걸까요?
미러링의 효과?
우선 미러링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가 경청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줍니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말을 경청하고 있으면 경계심을 풀고 덜 방어적이게 됩니다. 이렇게 미러링을 통해 상대방이 느슨해지면 그에게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더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미러링은 "당신이 방금 말한 것을 제가 이해하도록 도와주세요"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위에 있는 예시 1에서 전우치가 홍길동에게 "재정 적자요?"라고 물어본 것은 "저는 당신 회사의 재정 적자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니 설명해주세요"라고 물어본 것과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홍길동은 재정 적자의 이유를 밝혔고요. 이런 방식으로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캐다보면 그의 동기, 목표, 욕구 등을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상대방을 안심시키고 정보를 많이 얻으면 자신의 전략에 맞춰서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더 수월해집니다. 위의 예시에서 전우치는 홍길동에게 미러링을 계속하면서 그가 타겟으로 삼은 고객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 "고객들이 만족하지 않았다는 말씀입니까?"
이렇게 되면 홍길동은 고객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테고, 전우치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어떻게 자신의 서비스 아이디어가 고객들을 다시 사로잡을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홍길동을 설득하기 더 수월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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